Review 17

r17 | Kinesis Freestyle2

VDT 증후군의 증상과 원인 VDT 증후군의 증상과 원인 삼성서울병원 재활의학과 황지혜 교수 VDT 증후군이란 컴퓨터의 보급과 인터넷의 대중화로 컴퓨터를 통한 작업은 물론 여가시간이나 가정에서도 컴퓨터 www.samsunghospital.com 사무직에게 발생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직업병은 VDT증후군(Visual Display Terminals Syndrome)으로, 이로 인한 증상은 첫째, 근골격계의 이상으로 근막동통증후군이나 요통 또는 수근관증후군의 발생으로 인한 목, 어깨, 팔꿈치, 손목 및 손가락 등의 통증 및 저림 증상이 나타나며, 둘째 눈의 이물감, 충혈, 눈부심 등의 안구건조증이나 근시 혹은 굴절 이상의 안과 질환이 발생할 수 있으며, 셋째 인터넷중독증, 게임중독증, 우울증, 수면장애, 두통..

Review 2023.01.30

r16 | 나를 부르는 숲

연휴를 지나고 출근한 후 생각보다는 여유로워 사무실을 잠시 나와 최근 들어 노화 또는 스트레스로 인해 부쩍 늘어난 새치를 감추고자 미용실에 가는 길에 예약시간이 조금 남아 잠시 들른 중고서점에서 읽을 책을 고르다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책 - 나를 부르는 숲의 개역판을 발견하여 중고책 치고는 비싸다 할 수 있는 7,300원의 거금을 들여 구입한 후 염색하는 동안, 지하철에서, 사무실에서, 통근열차에서, 집에서 기쁜 마음으로 읽어나가고 있다. 경제 사정으로 공익근무 대신 돈이나 벌자는 마음에 택하였던 부산 사상구에 위치한 한 주물공장의 후처리반에서 산업기능요원으로 복무하던 2001년 어느 토요일 오전, 작업장 한 구석에서 즐겨 듣던 라디오 프로그램, "책하고 놀자"에서 당시 진행자였던 김영하 작가와 번역자인..

Review 2023.01.25

r15 | 제0호

움베르토 에코의 소설 7편 중 가장 마지막 작품으로, 2015년 발간되었으며, 선생은 그 이듬해 2월에 췌장암으로 별세하였다. 정치적, 금전적 이익을 목적으로 창간하기로 해놓고 창간되지 않을 (가짜)신문의 창간준비호(제0호)의 준비과정에서 나누는 대화와 벌어지는 사건들을 통해 저널리즘의 본질과 문제점을 신랄하게 그리고 재미있게 그려내고 있으며, 음모론적 현실에 다가서던 기자의 갑작스럽고 끔찍한 사망으로 창간준비호는 끝내 발간되지 않았다. 그럼으로써 자기가 원하기만 하면 금융계와 정계의 이른바 성역에 있는 거물들을 궁지에 몰아넣을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해 보이는 것이죠. 그러면 그 거물들은 신문 창간 계획을 중단하라고 콤멘다토레에게 요청하겠지요. 그 요청에 응하여 콤멘다토레는 『도마니』라는 신문을 포기하고,..

Review 2023.01.21

r14 | Avatar: The Way of Water

결혼을 기념하였건 결혼기념일을 기념하였건 하루 휴가를 내어 아내와 오랜만에 영화관에서 아바타 2를 관람하던 도중 러닝 타임 192분을 버텨내지 못하는 허리와 방광을 탓하며 다녀온 화장실 거울에, 2001년 여름 역사상 최고의 전쟁영화이자 코폴라 감독 최고의 영화 중 하나로 꼽히는 러닝 타임 202분짜리 지옥의 묵시록 리덕스판을 홀로 콜라 1.5리터와 팝콘으로 졸음과 난해함을 견뎌내고 엔딩 크레딧을 보고 나서 욕을 뱉으며 영화관을 나서던 20대 초반 객기와 똘끼 가득한 청년은 온 데 간데없고, 40대 중반의 배 나온 사내가 비치는 걸 보니 씁쓸해졌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타이타닉으로는 만족하지 못했는지, 큰 배 한 척을 제대로 침몰시키기 위해, 전투력 높은 주인공 가족이 멀쩡한 고향을 버리고 바다로 도망..

Review 2023.01.18

r13 | Dear Life

2013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 캐나다의 단편소설 작가 앨리스 먼로의 단편집으로, 여사는 본 작품을 끝으로 절필하였다. 14편의 글이 묶여있으며, 작가 특유의 불친절한 흐름 탓인지 또는 무자비한 번역 탓인지, 가벼운 마음으로 한 번에 스윽 읽어서는 내용을 놓치기 쉽고, 천천히 꼼꼼히 읽다 보면 비로소 이야기 속 인물들의 감정에 대한 섬세한 묘사로 공감하기 어렵던 인물들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겠다는 착각과 함께 뒤통수를 얻어맞는 듯한 전개를 즐길 수 있다. 포함된 작품 중, 일본에 가 닿기를, 자갈, 디어 라이프 등의 작품이 기억에 오래 남을 듯하며, 단편 한 권 읽는 것에 두 권짜리 장편 한편 읽는 만큼의 시간과 에너지가 필요하므로 가성비 높은 책이라고 하겠다. 심지어 중고서점에서 샀다.

Review 2023.01.15

r12 | Option B

2022년에 메타(구 페이스북)의 COO 직을 사임한 셰릴 샌드버그가 과거 갑작스러운 남편과의 사별을 겪은 후 심리적인 안정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책이다. 저자들은 회복탄력성을 키우라고 하는데, 이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평생에 걸쳐 구축하여야 하는 것이라고 하면서, 역경을 이겨내는 과정을 꽤나 감동적인 이야기와 함께 알려주고 있다. 7년 전부터 매년 이 맘 때면 감정의 폭주를 겪는데, 이유는 다름 아닌 형의 갑작스러운 장례와 마냥 행복할 수 없었던 나의 결혼식을 며칠 사이에 치르게 되었기 때문일 텐데 아직도 그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또 최근 들어 몇몇 지인의 안타까운 죽음을 마주할 수밖에 없었던 탓이라고 핑계를 대고 있는 현재의 내 상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제야 벗어나기 위한 노력들을 ..

Review 2023.01.09

r11 | 바우돌리노

르네상스형 천재의 전형이라 할 수 있는 움베르토 에코의 소설, 특히 초기 소설들은 인트로에서 장황한 인문학적 배경설명을 통해, 독자 자신이 스스로 무지함을 깨닫고 겸손하게 살기를 마음먹고 소설 읽기를 포기할 즈음부터 본격적으로 재미있어지는 특징이 있는데, 바우돌리노는 초기 소설들과는 달리 읽기 편한 문체와 중세의 전설, 민담, 음모론적 요소들을 녹여 두어 판타지 영화를 보는 듯한 재미를 준다. 슬픈 눈의 어떤 사람이 와서 말했다. 「저는 제가 어디가 아픈지 모르겠습니다. 」 「난 알고 있소.」 바우돌리노가 말했다. 「당신은 무기력자요.」 「어떻게 치료해야 합니까?」 「무기력은 태양의 움직임이 아주 느리다는 것을 알아차리 게 될 때 처음으로 나타난다오.」 「그러면?」 「절대 태양을 바라보지 마시오.」 「저..

Review 2023.01.06

r10 | 비둘기

한 작가가 마음에 들면, 그 작가의 글은 모두 읽어보고 싶은 게 인지상정일 듯한데, 파트리크 쥐스킨트는 글을 너무 잘 쓸 뿐만 아니라 작품이 몇 개 없어서, 마음먹으면 1주 안에 그의 모든 작품을 읽을 수 있다. 내일 자살해야지 주인공이 전쟁, 가족과의 이별, 결혼 후 4개월 만에 남의 아이를 낳은 전처의 도망 등의 충격을 벗어나서 꽤 오랜 기간 평범한 일상을 살아왔는데, 어느 날 아침에 집에서 비둘기를 마주하자 패닉에 빠져 하루를 완전히 망치게 되었고 그 망할 놈의 비둘기가 두려워 호텔에서 하루를 묵게 되어 잠들기 전에 한 말이다. 다음 날, 여느 일상과 다르지 않은 아침이 열렸고, 돌아온 집에는 비둘기와 비둘기의 흔적도 없었다. 나는 왜 주인공이 자살한 것으로 기억하고 있었는지 의아해하면서 기억은 왜..

Review 2023.01.04

r9 | 청도 군불로

아이 둘과 함께한 겨울 여행은 처음이다. 마음은 서해 넘어 맥주의 고장 칭타오로 가서 맛있는 산둥요리나 원 없이 먹어대고 싶지만 코로나와 그 동네의 칼바람을 생각하면 현실적이지 않아, 소싸움과 반건시의 고장 (경북)찡따오군에 소재한 "군불로"에 우리 가족과 아이들 친구 가족들, 23명이 함께 1박 2일 일정으로 다녀왔다. 미취학 아동을 키우고, 룸컨디션에 예민하지 않다면 추천할 만한 곳이다. 눈썰매, 찜질방, 물고기 잡기, 깡통기차, 바람개비 만들기, 모닥불 등 아이들이 좋아할 프로그램이 기대치 않았던 아주 훌륭한 두 끼의 식사와 함께 패키지화되어 있어(심지어 음료는 외부 반입이 가능하다!), 특별한 준비 없이 다녀올 수 있는 데다가 아이들의 만족도가 어느 여행지보다 높았다. 주말의 경우 2월 말까지 풀..

Review 2023.01.01

r8 | 좀머 씨 이야기

얼마 전, 바우돌리노의 마지막 장면을 다시 읽어보고 싶어 구매하려고 보니 절판되었고, 중고책을 사볼까 해서 알라딘을 뒤져보니 1권은 서면점에 2권은 덕천점에 재고가 있어, 즐거운 마음으로 서면으로 달려가 1권을 사서 다 읽어갈 즈음 2권을 사러 들른 덕천점 외국소설 책장에서 수능을 끝내고 공연 준비 외에는 딱히 할 일이 없어 읽었던 책들 중 강하게 그리고 유일하게 기억에 깊이 박힌 소설, 좀머 씨 이야기를 발견하고는 짧은 휴가 기간에 읽자고 마음먹었지만 서너 페이지 밖에 읽지 못했고, 오늘 새벽에 깨서 한숨에 읽었다. 그러니 나를 좀 제발 그냥 놔두시오! 화자가 좀머 씨와 마주한 세 번(정확히 따지자면 단 한번 대면, 두 번은 목격이라 해두자)의 경험을, 곁가지로 뻗어나가는 듯한 이야기와 버무려, 죽음으..

Review 2022.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