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직할시 남구 민락동(현 부산광역시 수영구 민락동)에 살 당시, 그러니까 1988년에서 1991년 사이, 타고난 대로 혼자 놀고, 읽고, 무언가를 만드는 것을 즐겼었는데 어디선가 최단 거리 이동이 에너지를 가장 적게 쓰는 방법이라고 주워 들었는지, 몇 가지 과업을 부여받으면, 예를 들어 대문 잠그고 연못에 물 넣어주고 강아지에게 밥을 주고 나면 TV를 볼 수 있다는 조건이 주어지면, 일의 순서, 이동 경로를 정하여 시뮬레이션 후, 스톱워치를 켜고 시나리오대로 과업을 처리하고는 혼자 뿌듯해하면서도 다음에는 어떻게 하면 시간을 더 줄일 수 있을지, 비효율적인 동작을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하곤 했고 이러한 놀이는 꽤 오랫동안 지속되어 습관화에 성공, 결국 나는 게으른 사람이 되었다. 이렇게 생겨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