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r15 | 제0호
dBals.tn
2023. 1. 21. 08:26
움베르토 에코의 소설 7편 중 가장 마지막 작품으로, 2015년 발간되었으며, 선생은 그 이듬해 2월에 췌장암으로 별세하였다.

정치적, 금전적 이익을 목적으로 창간하기로 해놓고 창간되지 않을 (가짜)신문의 창간준비호(제0호)의 준비과정에서 나누는 대화와 벌어지는 사건들을 통해 저널리즘의 본질과 문제점을 신랄하게 그리고 재미있게 그려내고 있으며, 음모론적 현실에 다가서던 기자의 갑작스럽고 끔찍한 사망으로 창간준비호는 끝내 발간되지 않았다.
그럼으로써 자기가 원하기만 하면 금융계와 정계의 이른바 성역에 있는 거물들을 궁지에 몰아넣을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해 보이는 것이죠. 그러면 그 거물들은 신문 창간 계획을 중단하라고 콤멘다토레에게 요청하겠지요. 그 요청에 응하여 콤멘다토레는 『도마니』라는 신문을 포기하고, 그 대가로 거물들의 성역에 들어갈 자격을 얻게 될 겁니다.
가장 신중한 해결책은 감정에 호소하는 것이고 친족을 인터뷰하는 거예요. 텔레비전이 바로 그렇게 하고 있어요. (중략) 독일어에 그런 심리 상태를 나타내는 좋은 단어가 하나 있어요. <샤덴프로이데>, 즉 남의 불행을 기뻐하는 마음이죠. 모름지기 신문은 그런 감정을 존중하고 북돋워야 해요.
독자들에게 미래의 그림을 미리 보여 주고 무언가를 슬그머니 일깨워주는 기사가 필요해요.
9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 역사적 배경지식이 크게 요구되지 않고, 저널리스트의 문체로 이야기를 끌고 나가고 있어, 에코의 소설 중 가장 읽기 쉬운 소설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