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r3 | Mackie CR3-XBT
dBals.tn
2022. 12. 17. 03:43
아마도 2004년 12월 24일 밤,
크리스마스 전야 행사를 마치고 하계동으로 돌아가던 지하철.
왠 젊은 사람이 - 당시의 나보다는 나이가 많았겠다만 - mp3 플레이어로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있었고,
지켜보던 어느 점잖은 어른이 이어폰으로 들으면 안 되겠냐고 타이르자 그 젊은 녀석이 자기에게서 음악을 빼앗을 수는 없다면서 난동을 시작, 주머니에 칼이 있다는 둥, 전혀 무섭지 않은 서울 억양의 욕설을 내뱉었고, 지켜보던 나는 스트레스가 극에 달하자 분뇨노의 "마!" 외마디를 외쳤으며, 어디서도 듣지 못한 데시벨이었는지 그 녀석은 나를 향해 돌아섰다.
그러자 그 칸에 타고 있던 모든 남자들은 그놈에게 다가오기 시작했고, 저는 여기서 내려야 해서 그 자리에서 빠져나왔다.

요즘 사무실에서는 저 미친 젊은 놈처럼 음악을 하루 종일 크게 틀어놓고 있다.
기대가 전혀 없는 3인치 스피커에서 생각보다 괜찮은 저음이 뽑혀 나오지만, 트위터 성능이 별로인지 고음역대 해상도는 떨어진다(예산 문제가 아니었으면 KRK GOAUX를 샀을 텐데).
에이징 되면 좀 괜찮아질지도 모르겠지만 black friday 프로모션으로 79불(배송비 무료)이면 가성비는 뽑을 만큼 뽑았지 뭐.